건강 & 음식

한국 술은 이렇게 담근다-6

半步 2008. 2. 11. 16:29

* 술이 시지 않게 하는 법

    「규합총서」에서는 팥을 두어 되 볶아서 주머니에 넣어 더울 때에 술 가운데에 넣으면 신맛이 없어진다고 했다. 「산림경제」에서는 큰 병 하나마다 팥 한 되(또는 두 되)를 볶아 푸대에 넣어서 술에 담그면 신맛이 곧 그친다고 했다.


* 노주소독방

    술을 다릴 때에 벌꿀을 항아리 밑에 발라 두면 독기가 없어지고 맛이 좋아진다. 벌꿀이 너무 많으면 달게 되고 적으면 효과가 없다. 술의 분량에 따라 알맞게 발라야 한다. 계피와 사탕가루를 항아리 주둥이에 발라 두면 술맛이 특히 절묘하다.


* 소주를 많이 나게 하는 법

    희게 쓴 멥쌀 닷 홉과 찹쌀 닷 홉을 가루로 만들어 물 서 말에 슬쩍 죽을 쑤어 매지근해지거든 좋은 누룩 서 되가웃에 버무려 넣는다. 이튿날 찹쌀 한 말을 깨끗이 씻고 또 씻어 지에밥을 쪄 차디차게 채운다. 술밑을 해 넣던 때에, 그 밑에 섞어 넣었다가 대엿새 후에 소주를 고으면 스무 대야가 나온다.


* 쪄서 빚는 술

    좋고 맑은 술 한 병에 밀 두 돈과 후추를 곱게 갈아 한 돈을 넣어 단단히 잡아매고, 그 위에 물 젖은 쌀 한 집음만 집어 넣고, 솥에 넣어 중탕하여, 그 쌀이 익어 밥이 되면 술도 다 된 것이니 내어서 차거든 쓰면 된다.


* 염건법

    콩 한 말(   )계 조 콩 고듯이 고아 (   ) 두 말을 맷돌에 갈아 어레미로 쳐서 고은 콩을 물을 타서 섞어 시루에 담아 익게 쪄 방아에 아우러지게 찧어서 어린애 주먹만큼 쥔다. 시루에 닥잎을 켜켜로 놓아 송편 안치듯 안쳐서 방 웃묵에 놓아 둔다. 이레만에 꺼내어 볕을 보여 고르게 매우 잘 뜬것은 위에 안치고, 덜 뜬것은 밑에 안쳐 사나흘만에 내어 아주 말린다. 즙지이를 빚을 때에 어레미로 쳐가면서 찧어 소금 한 되로 물맛을 알 맞추어 간하여 반죽하되 백설기 반죽만큼 하여 어레미로 친다. 외와 가지는 모두 씻어 뿌리어 메주가루를 항아리 밑에 깔고 외와 가지를 구멍 없이 차곡차곡 놓고 메주가루를 뿌리고 물 뿌리듯이 나물 덮일 만큼 뿌려 부리까지 탄탄이 넣고, 동아를 껍질 벗겨 파(   ) 찧어 넣고 고추가루(   )어 덮고 위에 (   ) 조각도 썰어서 덮으면 좋다. 부리에 기름종이 두 벌을 같이 뜨매고 솥뚜껑이나 노구뚜껑으로나 덮어 흙을 발라 불는 (   )에 천(   )묻었다가 낸다. 묻을 적에 풀 넣고 겨 속에 향 묻어 띄우되, 너무 지나치게 띄워도 단내가 난다.

 

 *즙지이 담그는 법. 괄호를 한 부분은 「양주방」의 본문 중에 글씨를 알아 볼 수가 없는 부분임.


* 석임 만드는 법

    익은 석임 한 되만 하려면 희게 쓴 멥쌀 닷 홉을 물 한 사발에 담가 꽤 붇거던 쌀은 건져 놓고 그 물을 소쿠라지게 끓여 그 쌀 위에 퍼부으면 그 쌀이 데어 익을 것이다. 그러면 그 물까지 도로 담가 둔다. 내일쯤 쓰려거든 오늘 그 쌀을 꽤 끓여 식거든 누룩 한줌만 섞어 두었다가 쓰면 좋다.

 

 

황병국

뿌리깊은나무/ 1978년 1월호 별책부록